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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이 지나간 자리, 도시는 두 갈래 길을 걷는다

업데이트 2026. 8. 18.
화산이 지나간 자리, 도시는 두 갈래 길을 걷는다

같은 재난이라도 어떤 도시는 폐허로 남고 어떤 도시는 다시 살아난다 — 그 갈림길을 가른 것은 무엇인가

화산 분화는 도시를 한순간에 지도에서 지우기도 하고, 몇 년에 걸쳐 주민을 다른 곳으로 옮기게도 한다. 어떤 도시는 항구나 핵심 시설을 지키며 원래 자리에서 다시 일어났고, 어떤 도시는 옛터를 추모 공간으로 남긴 채 영영 돌아가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 목록은 폼페이부터 레가스피까지 실제 화산 재난을 겪은 도시 10곳을 통해, 파괴 이후 사람들이 선택한 서로 다른 길을 시간순으로 따라간다.

선정 기준

  • 실제 분화 기록과 피해·복구 경위가 확인되는 도시만 포함
  • 서기 79년 폼페이부터 현재 진행형인 고마·레가스피까지 시간순으로 배열
  • 사망자 수나 화산 규모가 아니라 대피·복구·기억이라는 세 단계로 각 도시를 서술

같은 화산재 피해라도 회복의 속도와 방향은 토지 소유, 일자리, 교통, 공동체의 합의에 따라 크게 갈렸다. 도시별 항목을 읽을 때는 사망자 수나 화산 규모만 비교하지 말고 대피·복구·기억이라는 세 단계를 나눠서 살펴보자. 지금도 활동 중인 화산 인근 도시는 통제구역과 경보 수준이 수시로 바뀌니 방문 전 현지 관측기관의 최신 발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1위부터 4위까지는 유적·폐허로 남은 도시, 5~6위는 재건 여부가 갈린 도시, 7~10위는 지금도 화산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 순으로 이어진다.

01

폼페이

이탈리아 캄파니아의 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하루 만에 통째로 덮어버린 도시다. 화산재 아래 냉동되듯 남은 거리와 벽화는 역설적으로 고대 로마인의 일상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가 됐다. 지금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유적 공원으로 개방돼 있지만, 방문 전에는 통제구역과 최신 화산 경보를 현지 기관에서 다시 확인하자. 인근 헤르쿨라네움 유적도 함께 둘러보면 같은 분화가 도시마다 다르게 남긴 흔적을 비교할 수 있다.
02

생피에르

카리브해 마르티니크의 생피에르는 1902년 몽펠레 화산의 화쇄류가 당시 '서인도의 파리'로 불리던 도시를 몇 분 만에 잿더미로 만든 곳이다. 폐허 위에 다시 세운 지금의 거리는 재난을 잊지 않으면서도 삶을 이어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화산학박물관과 옛 극장·감옥 유적을 볼 때는 관광지가 아니라 추모의 의미를 먼저 새기고 둘러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당시 극소수 생존자의 기록도 박물관에서 함께 확인할 수 있다.
03

아르메로 옛터

콜롬비아 톨리마의 아르메로는 1985년 네바도델루이스 화산이 만든 라하르(화산이류)에 통째로 묻힌 도시의 옛터다. 지금은 재건되지 않고 추모 공간으로 남아, 화산 재난 대응이 왜 예방과 조기경보에 달려 있는지를 말없이 증언한다. 사유지와 추모지 규정을 지키며 조용히 둘러보고, 현지 안내 없이 단독으로 깊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인근 도시에서 출발하는 안내 투어를 이용하면 역사적 맥락을 함께 들을 수 있다.
04

플리머스

카리브해 몬트세랫의 옛 수도 플리머스는 1990년대 수프리에르힐스 화산 활동으로 통째로 매몰·폐쇄된 채 지금도 출입이 제한된 유령도시다. 열대 섬 한복판에 남은 회색 폐허는 화산이 도시의 지위 자체를 빼앗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통제구역 진입은 반드시 허가된 투어로만 가능하며, 화산 활동 상태에 따라 접근 범위가 자주 바뀌니 사전 확인이 필수다. 섬의 새 행정 중심지인 리틀베이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05

헤이마에이 베스트만나에이야르

아이슬란드의 화산섬 헤이마에이는 1973년 엘드펠 분화 당시 주민 전원이 하룻밤 만에 배로 대피했지만, 이후 용암에 바닷물을 뿌려 항구를 지켜낸 복구 사례로 남았다. 재난과 대응, 재건까지 한 도시 안에서 순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드문 곳이다. 화산박물관 엘드헤이마르에서 당시 기록을 함께 보면 대피부터 재건까지의 흐름을 이해하기 훨씬 쉬워진다. 용암 아래 그대로 보존된 옛 집터도 박물관 부지 안에서 볼 수 있다.
06

라바울

파푸아뉴기니 라바울은 아예 칼데라 안에 들어선 도시로, 1994년 분화 이후 행정 중심지 기능이 인근 코코포로 옮겨갔다. 화산과 공존해 온 도시가 결국 재해 앞에서 자리를 내준 사례를 보여준다. 화산재로 뒤덮인 옛 거리와 새 중심지 코코포를 비교해 보면 도시가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더 잘 읽힌다. 옛 시가지 일부는 여전히 화산재에 덮인 채 남아 있어 당시 규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07

고마

콩고민주공화국 고마는 니라공고 화산의 용암류가 실제로 시가지를 관통해 지나간 몇 안 되는 대도시다. 주거지와 도로, 공항까지 위협받으면서도 수십만 인구가 계속 살아가는 모습은 화산 인근 대도시의 취약성과 회복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현재도 활동 중인 화산이므로 방문 계획이 있다면 최신 경보 수준과 접근 가능 구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시내 일부 구간에는 굳은 용암 지대가 도로 옆에 그대로 남아 있다.
08

차이텐

칠레 남부 차이텐은 2008년 예고 없이 깨어난 화산이 도시를 관통하는 강줄기까지 바꿔놓으며, 원래 자리에 재건할지 마을을 통째로 옮길지를 두고 오랜 논쟁을 낳은 곳이다. 자연재해 이후 '어디에 다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도심 곳곳에 남은 화산재 흔적과 새로 지은 구역을 비교해 보면 그 논쟁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 있음을 알 수 있다. 강줄기가 바뀐 자리는 지금도 지형 변화의 증거로 남아 있다.
09

시마바라

일본 나가사키의 시마바라는 운젠 화산의 반복된 분화, 특히 1990년대 화쇄류 피해를 기억하고 교육하는 데 도시 전체가 공을 들인 곳이다. 재해기념관과 보존된 매몰 가옥을 통해 피해를 관광 상품이 아니라 방재 교육 자료로 다루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방문 시에는 해설 프로그램을 함께 이용하면 전시물의 맥락이 훨씬 잘 잡힌다. 인근 온천 지역과 함께 둘러보며 화산의 위험과 혜택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10

레가스피

필리핀 알바이의 레가스피는 마욘 화산의 반복되는 분화와 대피를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인 도시 운영의 일부로 받아들인 곳이다. 관광과 재난 대응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은 화산과 공존해야 하는 도시들에 실질적인 참고가 된다. 활동 상태에 따라 접근 가능한 전망 구역이 수시로 달라지니 방문 전 최신 경보를 꼭 확인하자. 완벽한 원뿔형으로 알려진 마욘의 모습은 맑은 날 시내 여러 곳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이렇게 비교하면 됩니다

재건에 성공한 사례를 먼저 보고 싶다면 항구를 지켜낸 5위 헤이마에이부터, 반대로 재건 여부 자체가 갈렸던 사례가 궁금하다면 3위 아르메로와 8위 차이텐을 나란히 읽어보자. 지금도 화산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의 방식이 궁금하다면 7위 고마와 10위 레가스피를 비교하면 대응 방식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순위를 비교할 때는 피해 규모 하나만 보지 말고 토지·일자리·주민 합의라는 세 가지 조건이 각 도시의 회복 속도를 어떻게 갈랐는지 함께 살펴보길 권한다. 이 정보는 조사 시점 기준이며 통제구역·경보 수준은 수시로 바뀌므로 방문 전 현지 관광청과 화산 관측기관의 최신 발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폐허가 된 도시는 지금 방문할 수 있나요?

폼페이·생피에르처럼 유적으로 개방된 곳도 있지만 플리머스·아르메로처럼 통제구역이거나 추모지로만 남은 곳도 있다. 방문 전 현지 관광청과 화산 관측기관의 최신 출입 안내를 확인해야 한다.

화산 활동이 계속되는 도시에 가도 안전한가요?

고마·레가스피처럼 지금도 활동 중인 화산 인근 도시는 경보 단계에 따라 접근 가능 범위가 수시로 바뀐다. Smithsonian/USGS 주간 보고서나 현지 관측소 발표를 여행 직전까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재건에 성공한 도시와 실패한 도시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헤이마에이처럼 항구 등 핵심 기반시설을 지켜낸 곳은 비교적 빠르게 회복했지만, 차이텐처럼 강줄기 자체가 바뀐 곳은 재건 여부를 두고 오래 논쟁했다. 피해 규모뿐 아니라 토지·일자리·주민 합의가 회복 속도를 갈랐다.

화산 재난 이후 도시를 아예 옮긴 사례도 있나요?

있다. 6위 라바울은 1994년 분화 이후 행정 중심지 기능이 인근 코코포로 옮겨갔고, 8위 차이텐도 강줄기가 바뀌면서 원래 자리에 재건할지 이전할지를 두고 오래 논쟁했다. 두 사례 모두 피해 이후 '어디에 다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이 재건만큼 중요했음을 보여준다.

이 목록의 도시들은 어떤 기준으로 시간순 배열됐나요?

서기 79년 폼페이(1위)부터 1902년 생피에르, 1985년 아르메로, 1990년대 플리머스·시마바라를 거쳐 지금도 화산 활동이 이어지는 고마·레가스피(10위)까지, 분화 시점을 기준으로 오래된 순서로 배열했다. 다만 활동 상태나 위험도의 순위는 아니므로 방문 전 최신 경보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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